신데렐라 그리스도인
신데렐라는 요술의 힘을 빌어 유리구두를 신고 황금마차를 타고 왕궁에 들어가 왕자와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자정이 지나면 모든 것이 원대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즉, 황금마차는 호박으로, 말들은 새앙쥐로, 연회복은 누더기로, 유리구두는 구멍 뚫린 헌신으로 변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왕자와 달콤한 시간을 나누다가 불현듯 자정을 알리는 시계소리에 놀라 정신없이 도망쳐 나온다.
오늘날 교회 안에도 신데렐라를 닮은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있다. 자신의 누추한 영적 상태가 드러나기 전에 재빨리 모임에서 빠져 나와야 하고, 일단 누군가에게 약점이 노출되면 더 이상 교우 관계가 유지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을 화려한 신데렐라로 봐주는 사람이 없는 교회에는 다닐 수 없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것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다. 교회는 결코 신데렐라가 찾아간 왕궁의 무도회처럼 근사해 보이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다. 오히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약점과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건강한 신앙생활의 출발점이다. 훌륭한 신앙인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무능하고 죄 많은 사람인가를 깨닫는 자이다. 부족하기에 주님의 도우심이 필요하고, 긍휼이 요구된다. 부족함을 깊이 인식할 수록 우리는 주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게 된다. 그 속에서 주님이 베풀어 주시는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내 안의 약점을 믿음으로 극복하여 장점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이다. 내 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자 하는 완벽주의 태도는 오히려 교만이다. 솔직하게 내면의 냄새나는 부분을 하나님께 드러내야 한다. 그리고 지체들과 함께 약한 부분을 보여주고 나누어야 한다. 그 속에서 사랑을 경험하게 되고, 새롭게 빚어 가시는 하나님의 풍성함의 은혜를 맛보게 된다.
신데렐라가 되려고 애쓰지 말자. 자꾸 숨고 도망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연약함을 보여주는 자가 되자.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가야 하는 존재들임을 명심하자. 오히려 우리의 약함이 주님의 능력과 축복이 임하는 통로가 되게 하자.